그간 먹은 것들 나름의 모든, 모든 후기




아침 일찍 외출했던 날, 백화점 들러 먹을거리 쓸어왔다. 김밥에 오징어튀김과 수수부꾸미, 크리스피크림 오리지널 하프더즌까지. 수수부꾸미는 대놓고 어제 것... 김밥은 바로 싸고 있었는데 맛은 나쁘지 않았지만 그냥 김밥천국 수준인데 5000원. 구성 대비 비쌌다. 이사 오기 전 만만하게 막 사 먹던 맛난 고봉민이 그립다.










아, 이거는 시어머니가 전복?을 주셔서 하루 종일 전복을 먹었더랬다. 인스턴트 까르보나라 소스로 한 번은 푸실리, 한 번은 떡국 떡. 둘 다 맛있었어. 이걸 자랑하려고 동생한테 사진을 보냈더니 전복이 아니라 오분자기 같다고 예리하게 잡아냈다. 역시 먹을 것 앞에 한 없이 예리하다. 게다가 나의 요리가 양만 많고 근본 없다는 평을! 어흑. 아직까지 상처로... 참, 1Q84 요즘 다시 읽고 있다. 먹으면서 글 읽는 것 너무 좋아. 그 글이 끝날 때까지 먹기를 멈추지 않게 되는 점이 좋아하는 포인트.








이거 이거 대 실패했던 고구마 맛탕. 고구마에게 죄를 짓고 말았어... 내가 먹기 위한 튀김요리 정말 처음 해 봤는데 일단 시럽이 다 탔다. 이밥차 보면서 하라는 대로 밥 숟가락으로 계량까지해 가며 열심히 했는데 역시 실패 ㅠ 게다가 튀김 자체도 잘 하지 못 했던 듯. 고구마 기름만 먹고. 맛탕을 파는 곳이 없어서 도전한 것인데 어디서 좀 팔아줬으면 좋겠네.










반면 이 것은 단번에 성공했던 가라아게치킨. 고구마맛탕에 실패한 그 날 저녁, 아직 버리지 않은 기름이 아까워서 별 기대 없이 시도했는데 성공적이었다. 좋아하는 가슴살로만 했더니 더 맛있어! 별 거 없구나, 가라아게치킨... ㅎㅎ











샤브샤브 해 먹었다. 숙주, 배추, 팽이버섯 같은 야채는 냄비에 몽땅 다 때려놓고 고기도 그냥 뭉텅이로 넣어버렸지. 그리고는 가스렌지 앞에 서서 먹었다. 국수는 원래 안 먹으려고 했다지만 죽은 먹으려고 했는데 아기가 울어서 다음날에. 한 끼에 호로록한 이 고기 300g 한 줌이 만원. 햐. 식비 어떻게 낮추지.









난 고봉민김밥이 그리웠는데, 예상치 못 했던 공수간 김밥이 그 그리움을 약간 상쇄시켜 주었다. 아쉽게도 떡볶이는 못 시키고 김밥에 튀김, 순대만 시켜서 먹는데 세 가지 모두 다 만족. 배달비 1000원이 들긴 하지만 그래도 배달이 된다는 점이 좋다. 뭔가 든든한 마음. (난 랩만 뜯어서 바로 와구와구 먹는 스타일인데 남편은 꼭 접시에 옮겨 가지런히 담아준다. 만둣국도 해 줘서 둘이 앉아 아기 깨기 전에 같이 날쌔게 먹었더랬다.)









콩류는 단 하나도 좋아하지 않는다. 밥에 콩 들어간 것도 골라내는 편이고 콩국수, 두유 모두 안 좋아해. 심지어 쌈장, 된장의 알맹이 콩도 골라낸다. 그런데 호기심으로 산 병아리콩이 입에 맞더라. 달콤짭잘한 콩조림을 만드려고 하룻밤 물에 불렸다가 삶아내었는데 그 자체로 그냥 저렇게 먹어버렸다. 커피랑 먹어도 좋고 입 심심할 때 괜찮은 간식. 그런데 저렇게 컵에 담아 2/3쯤 먹다가 실리콘덮개를 덮어 두었는데 다음날 오전에 보니 쉬어있었다. 병아리콩은 잘 쉬는구나. 다음에는 좀 더 많이 사서 쉬어 버리는 것 없이 많이 먹어야지.









며칠 전 저녁, 반찬으로 연근조림을 해 놓고 식탁 위를 보니 뭔가 먹을 것이 많더라고. 먹으려고 키위를 반으로 썰었더니 갯수가 더 늘면서 더 풍성. 연근조림도 이 날 처음 해 본 반찬이었는데 (왠지 재료 다듬기부터가 손이 많이 갈 것 같아서. 해 보니 감자와 다를 것 없었다) 당연히 잘 되지 않았다. 너무 익혀서 아삭아삭함이 죽고 윤기도 생각처럼 잘 나지 않고. 연근조림이 남편이 가장 좋아하는 반찬 상위권에 든다는 것을 이제야 알아서 도전한 거였지만, 역시 현실 세계에서는 사랑의 힘만으로는 부족한 것들이 많지.






그 보다 저렇게 쌓여있는 군고구마를 보니 이제 겨울이구나, 싶네 :)


덧글

  • 버터잎 2014/11/04 23:29 #

    연근 나오는 철인지 값이 많이 싸졌어요.
    연근조림이 말랑쫀득한게 좋은데 매번 아삭하게 되요. 푹 익히면 부서지고. 다음에는 물엿을 왕창 넣어봐야겠어요.

    병아리콩..밤 맛이나요. 그쵸?
    와사비나 칠리 파우더 뿌려먹으면 술안주르 딱 좋아요.
    쩝쩝. 맥주 한잔이 그리워요.
    뭔가 맛있는게 먹고싶은데 딱히 땡기는건 없고.
    피곤해서 입맛도 없고
    이래서 살이 계속 빠지나봐요ㅠ
  • 청순한 크릴새우 2014/11/05 17:57 #

    연근조림은 꽤 성공하기 어려운 요리인가봐요. 저도 다음에는 물엿 왕창 넣고 꼭 성공해 보겠다는 ㅎㅎ
    무알코올 맥주라도 한 캔 하면서 기분 전환하시는 건 어떨까요 :)
  • 따뜻한 가마우지 2014/11/05 00:18 #

    요물조물 맛있게 잘 드시네요 ㅋㅋ
  • 청순한 크릴새우 2014/11/05 17:55 #

    ㅋㅋㅋ 요물조물, 이라는 말 귀엽네요. 이래서 살이 안 빠지...orz
  • 혜진 2014/11/05 21:51 #

    저도 공수간 좋아해요! 오뎅도 쫄깃하고, 튀김도 수준급! 저희 동네 근처에 공수간 본점이 있다는 데 한번도 가보지는 않고 ㅋㅋㅋ 저도 배달비 3000원 내고 종종 시켜 먹어용.
  • 청순한 크릴새우 2014/11/06 00:50 #

    오 배달비가!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나보네요. 본점이 거기군요. ㅎㅎㅎ 혜진님도 좋아한다니 반갑 :) 아... 왠지 내일 시켜먹을 것 같은 예감입니다... ㅋㅋㅋ
  • 듀듀 2014/11/21 00:49 #

    근데 실패하신 맛탕 왜이리 맛있어 보이죠? ㅋㅋㅋㅋ으흐 맛좋아보여요 ㅎㅎㅎ
    병아리콩이 빨리 쉬는군요,,좋은정보 알아가요 ㅋㅋ항상 불려서 삶아서 샐러드에 넣어서 먹어치운터라
    오래 둬본적이 없어서 그동안 몰랐어요~ㅎㅎ전복이랑 샤브샤브 비주얼이...ㄹ츄릅...,.
※ 로그인 사용자만 덧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